본문 바로가기

나/-7

- 연차가 쌓일수록 열정이 다가 아니다. 상급자와 하급자에게 바라는 롤은 엄연히 다름. 나이가 들수록 내가 몰랐던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해 인정하기가 어렵고 "아는 척"을 할 때마다 속 빈 강정이 더 잘 보이기 마련이다. 나이가 먹을수록 남에게 인색해지기 쉬워 칭찬이 아닌 내뱉기 쉬운 험담을 주로 한다. 험담은 끝이 없다 내뱉은 글자 수만큼 계속해서 말은 더해지고 부풀려지고.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순간의 자존심으로 "아는 척" 하지 말고 알수록 더 겸손하게 굴어야지.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절대로.. 2021. 7. 14.
[서평] 29초 내가 나이가 들었다고 느낄 때는 취향을 알아갈 때다. 그렇게 싫어하던 순대가 이제는 어느 날 문득 순대국이 먹고 싶어지고 달콤해서 기분 좋아지던 당의 모든 것들이 이제는 이가 아파서 너무 물리고 등산이라면 토악질을 하던 내가 숨이 벅차고 심장이 터질듯 한 느낌이 좋아 산길로 러닝을 다니고 순대국이 먹고 싶었던 그 날은 사실 꽤나 놀랬다 어렸을 때 부터 순대가 싫어 간만 먹었는데(사실 간도 별로) 순대도 아니고 순대국!이 먹고싶어지다니 참 책도 그렇다 스릴러, 추리 소설은 초등학교를 너머 중학생때까지 내내 내 옆자리였다. 그리고 자기계발서에 너무나도 심취해있었지 그 때의 마음을 추억하며 29초를 읽었다 물론 내가 마음에 들거라고 의심치 않으며 - 스토리가 기승전?!?!?!!결...? 이렇게 끝난다 솔직히 .. 2021. 5. 31.
[서평]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나는 여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에게 환상을 품는 것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내가 선택한 이 운명 말고, 다른 운명의 남자가 어딘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의 우매함은 정말 질색이다. 남자는 한 종(種)이다. 전혀 다른 남자란 종족은 이 지구상에 없다. 여자들로 하여금 남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한 죄, 자신이 택한 남자가 나빴던 것은 자신의 숙명이라고 여기며 여자들을 운명주의에 빠뜨린 죄. 맹장들은 상대가 강할수록 전의를 불태운다. 적당한 돈을 지급하고 대신 안락함을 얻는 일에 너무 인색하지 말 것. 나는 어떤 일이든 강한 집념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한번 마음먹은 일이라면 그것으로 파국을 맞을망정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돌.. 2021. 5. 31.
[서평] 연년세세 어떤 감정을. 한영진은 최근에 그걸 생각할 때가 있었고 그러면 얼굴이 빨개지곤 했다. 어린 동생에게 잘못을 했다고 느꼈다. 손써볼 수 없는 먼 과거에 그 동생을 두고 온 것 같았다. 이제 어른이 된 한세진에게 사과한다고 해도 그 시절 그 아이에겐 닿을 수가 없을 것 같았고. 모든 게 끔찍했는데 그중에 아기가, 품에 안은 아기가 가장 끔찍했다. 그 맹목성, 연약함, 끈질김 같은 것들이. -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1위에 올라 읽고 싶어졌다. 그 무렵 친한 친구가 가방에 책을 들고 다니면서 버스에서 읽는다고 해서 책을 읽던 내가 그리워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작가 황정은. 유명한 여류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한 번도 그의 책을 읽어 본적은 없었다. 사실 어려운 내용이었음을.. 책이 말하고.. 2021. 5. 31.
-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괴롭다 누군가를 증오하는 마음이 나를 삼킨다 어느새 증오하는 대상은 사라지고 미움만이 나를 꿀꺽삼켜 그 속에서 괴로워하는 나만 남았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은 에너지고 그 이후에는 오로지 나의 고통만 남게된다 미워할수록 싫어할수록 최선을 다해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 2020. 7. 30.
-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다 생각해오던 순간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질 때가 종종 있다 오늘같은 날. 회사에서는 일이 쌓이고 쌓이는데 해결은 안되고 집에 오자마자 공부를 하는데 진전이 없다고 생각이 들 때 쉴 틈없이 하루를 지내다 탁-! 하고 놔버리는 느낌으로 지쳐쓰러져 잠이 들게 된다 삶의 여유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삶이 버겁다. 퇴근 길에 노래를 듣다 혼자 울컥했다 여느 때와 같던 노래가사가, 음정이 갑자기 내 마음 속에 들어서는 순간이겠지 사람 사는 일이 다 이런거 아니겠냐지만 이건 나만 그런거 같다 이런 기분을 나눌 기운 조차 없기 때문에 혼자 오롯이 감당하자 덤덤하게 2020. 3. 11.
[서평]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파트너가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별을 말했을 때 나와 가족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내 앞에서 다정하게 웃는 이 남자가 단톡 방에서는 몰카를 돌려보며 낄낄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는가? 나의 쾌락에는 관심도 없는 일방적인 섹스 후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갑갑함을 느끼는가?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여자들은 이제 섣불리 밖으로 나오지 않을 거다. 예전처럼 기꺼이 목을 내어주지 않을 거라는 말이다. 세계 6위 규모에다 카페 산업의 몇 배라는 성매매 산업,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살인 등에 관한 뉴스가 업데이트되는 사회에서, 정말 심각한 디지털 성범죄를 논하면서도 '이런 걸 범죄라고 하면 한국 남자의 대다수가 잡혀 들어가야 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 .. 2020. 1. 10.